뮤지컬 늑대의 유혹 – 뮤지컬계의 이말년?

관심 별로 없던 작품인데 초대권이 생겨 보러 간 뮤지컬 늑대의유혹. ‘아이돌’인 슈주의 려욱과 제아의 박형식이 주인공을 맡은 공연인만큼 주인공들은 트리플 캐스팅. 내가 간 날은 장현덕, 김형민, 김유영 배우가 세 주인공을 연기했다. 모두 한 번도 못 봤던 배우들. 앙상블에는 PMC의 다른 작품들에서 눈에 익은 분들이 몇 분 계셨고.

Musical 늑대의유혹

다양한 댄스 그룹의 음악들을 뮤지컬 넘버로 사용한 것은 재미있는 발상이었다. 같은 제작사의 젊음의 행진이 7080 뮤지컬이라면 늑대의유혹은 0010 뮤지컬이다. 안타깝게도 8090세대인 나는 랩이 포함된 곡들의 가사를 알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TV에서처럼 좌측 하단에 자막이 필요하다! 그래도 딸과 함께 주말 가요 프로그램을 틈틈이 봐 둔 덕에 많은 곡들은 이미 알고 있던 것들.

제목을 뮤지컬계의 이말년이라고 뽑은 건 병맛 넘치는 공연이었기 때문 ㅋㅋ. 무거운 분위기와 유치한 개그가 뒤죽박죽이다. 병맛의 진수. 참고로 원작은 귀여니 소설이고 영화로도 나왔단다. 도대체 영화는 어땠을까?

세 명의 주인공이 별 매력이 없었지만 장현덕 배우가 프로필 사진과는 다르게 훈훈했고, 김형민, 김유형씨는 좀 안습… 하아. 차라리 탄탄한 노래 실력과 춤 실력을 갖춘 육현욱씨 같은 조연이 주인공보다 돋보였다.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에서 미친 고음을 질러댔던 최영화씨 같은 배우가 앙상블로 우르르 다니는 걸 보고 안타까움에 한숨이 나왔고… 앙상블들의 군무와 노래 분량이 상당히 많아 앙상블에 의한, 앙상블을 위한 작품이란 생각을 했다. 앙상블들, 고생 많겠더라.

Cast of 늑대의 유혹

제작사의 홍보자료에서 뽑은 뮤지컬 넘버 리스트

  • O-正.反.合.(오정반합) / 동방신기 3집 타이틀곡 (2006): 1막 오프닝. 남자배우 전원이 각 잡힌 군무를 선보여 남성다움을 전달
  • 관찰 / GOD 1집 수록곡 (1999): 전학간 학교에 첫 등교하는 정한경이 설레는 마음을 담아 부르는 솔로곡
  • Run Devil Run / 소녀시대 Run Devil Run 앨범 타이틀곡 (2010): 무수리들이 정한경을 질투하며 3인의 화음을 추가해 곡 분위기 변신
  • 쟤 그런 사람이야 / DJ DOC 7집 수록곡 ‘나 이런 사람이야’가 원곡 (2010): 정태성이 어떤 위인인지 남녀학생들이 합창하며 소개
  • 누난 너무 예뻐 / 샤이니 1집 타이틀곡 (2008): 누나 정한경에 대한 마음을 살며시 표현하는 정태성의 솔로곡
  • Mr(미스터) / 카라 2집 수록곡 (2009): 생일파티에서 매력 발산하는 반해원을 위해 친구들이 불러주는 곡
  • 루시퍼 / 샤이니 2집 타이틀곡 (2010): 싸움을 앞두고 태성과 해원 무리가 주축이 되어 긴장감을 일으키는 곡
  • Heart Beat / 2PM 1집 타이틀곡 (2009): 자신의 병을 알게 된 태성, 그런 태성을 위협하는 의사와 조폭의 합창곡
  • 내 귀에 캔디 / 백지영 Ego앨범 (2009): 태성파 무리들이 극도의 긴장감을 캔디로 승화시켜 코믹함을 전달
  • Oh My Love / S.E.S 1집 수록곡 (1997): 정한경에 대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반해원의 솔로곡
  • 주문 / 드라마 ‘아테나’ O.S.T, 가수 백찬 of 에이트 (2011): 한경을 두고 삼각관계를 이룬 태성과 해원의 마음을 표현한 듀엣곡
  • 만약에 / 드라마 ‘쾌도홍길동’ O.S.T, 가수 태연 of 소녀시대 (2008): 극의 마지막에서야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 한경이 다름과 부르는 듀엣곡

곡 리스트만 놓고 보면 그럴 듯 한데 실제로 들어보면 엄한 부분이 많다. ‘내귀의 캔디’ 같은 곡은 정말 어이가 없게 끼워 넣어 헛웃음만 나올 정도. 이건 뭐 개콘도 아니고. ‘누난 너무 예뻐’ 같은 경우는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었음 ㅋㅋ. 공연 마지막은 PMC 공연답게 흥겨운 커튼콜로 장식한다. 내 취향의 공연이 아니고 허술한 데가 있어 투덜투덜 + 낄낄 댈 수 있는 시간 이었다. 즐겁게 보긴 했다.

초대권은 두 장 얻었는데, 아내도 딸도 모두 스케쥴이 있어 나 혼자 보러 갔다. 분당에 있는 회사에서 팀장님의 허락을 얻어 원래 퇴근시간보다 10분 먼저 사무실을 나왔는데도 공연장에 도착하니 공연 시작 시간이 임박해 있었다. 뒤늦게 받은 티켓은 당연히 좌석이 안좋았다. 1층의 제일 뒷열의 구석. 티켓을 받아 들고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티켓 창구로 가서 낱석이면 되니 앞자리로 부탁한다고 하니 구석이지만 앞 쪽 좌석으로 바꿔 주셨다. 코엑스아티움의 측면열 좌석이 홀수 개라서 남은 좌석이 끝에 하나씩 남았는 듯.

2011년 10월 21일 금요일 20:00
코엑스 아티움 현대아트홀 1층 A블럭 10열 78번
현대자동차 블루멤버스 이벤트 R석

“뮤지컬 늑대의 유혹 – 뮤지컬계의 이말년?”의 3개의 생각

  1. 극 초반에 강동원이 처음 등장할 때, 우산 속에서 얼굴을 사악 내미는 장면이 나오는데 (하도 예고나 뭐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많이 나와서 보셨을 듯) 정말 극장 안에 ‘아흥-!’ ‘아아-!’하는 탄식이. ㅋㅋㅋㅋ 두 번 다 그랬어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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