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 술술 읽히는 심리학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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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얇은 편인가?

이 책은 남에게 설득 당하는 이유를 다룬 책이다. 잘 알아두면 딴 사람의 어이없는 설득에 안넘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남을 쉽게 설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원제는 Influence인데 남에게 영향을 끼치는 법, 혹은 남의 마음을 사로 잡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꽤 두껍고 (약 400페이지) 글씨도 빡빡한데 정신 없게 읽었다. 재미가 있다. 남에게 설득당하는 심리학적 이유를 재미있는 실예들과 함께 설명하는데 주로 논문들의 인용이라 신뢰도 간다. 고등학교 때 읽었다면 심리학 전공을 택했을지도. 자, 이제 난 더 이상 남한테 안 낚일 수 있을까? ㅎㅎㅎ

꽤 오래전부터 집 책장 한구석에 있던 책인데 지난 달에서야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깔끔한 번역이 이 번역서의 완성도를 마무리지었다.

현대엔 정보가 너무 많아 일일이 검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선의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게 효율적일 수도 있는데 문제는 이 단편적인 지름길 정보를 누군가 조작한다면 우리는 딴 사람에게 낚이게 되는 것이다. ‘열려라 참깨’라고 하면 동굴문이 그냥 열리 듯, 사람도 심리학적으로 자동문이 되어 딴 사람에게 설득당할 수 있단다. 이 책에 나오는 심리학적으로 자동문이 되는 법칙들은 다음과 같다.

법칙1: 상호성의 법칙

  • 보은 하려는 심리를 이용
  • 영향력 행사 방법: 먼저 호의를 베풀고 그에 대한 보답을 요구
  • 혹은, 먼저 양보하고 양보를 요구 (일보 후퇴 이보 전진 전략)
  • 예) 암웨이의 무료 샘플 상자를 사용한 사람들은 판매원으로부터 다량의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 (빚진 기분)
  • 대처법: 호의를 아예 받지 말거나 호의를 일단 받아들이고 술책이라 판단되면 갚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redefinition)

법칙 2: 일관성의 법칙

  • 우리로 하여금 어떤 행동을 취하거나 발언을 하게 만들고서는 일관성의 법칙에 따라 우리가 나중에 그들의 요구에 응하도록 환경을 조작
  • 영향력 행사 방법: 사소한 것을 승락시킨 후(개입, commitment) 큰 것의 승락을 요청.
  • 일단 개입시킨 후 미끼를 제거하기도 함 (미끼 기법). 예) 계약 다 해놓고 ‘어, 뭘 하나 잘못 계산했네요’하는 식.
  • 대처법: 유익한 일관성과 어리석은 일관성을 구별하기! 본능적으로 속이 쓰리면 어리석은 일관성을 지키려고 하는 것임. 이 땐 초기에 자신이 의도했던 바를 돌아 보기

법칙 3: 사회적 증거의 법칙

  • 우리 행동의 옳고 그름을 얼마나 많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와 행동을 같이 하느냐에 의해 결정
  • 예)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가짜 웃음 소리. 가짜 웃음을 사용하면 사람들이 더 자주/오래 웃을 뿐 아니라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
  • 영향력이 커지는 조건
    • 상황의 불확실성: 상황이 불확실 할 때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더 참고함
    • 유사성의 조건: 우리가 우리와 비슷한 사람의 행동을 관찰할 때 영향력이 큼
  • 대처법: 사회적 증거가 조작됐으면 반격을 가한다. 사회적 증거와 같은 자동 조정장치를 완전히 신뢰하지 말고 과정상의 오류를 점검해본다.

법칙 4: 호감의 법칙

  • 호감의 원천: 외모, 사소한 공통점, 칭찬, 협력한 경우, 긍정적 연상관계 (모범생이랑 몰려 다니면 나도 공부 잘하는 것처럼 보임)
  • 예) 자동차 영업맨이 I like you라고 적힌 카드를 발송하는 것만으로도 판매왕이 됨.
  • 대처법: 너무 상대방을 좋아하게 됐다면 사려는 물건과 상대방을 구분하라.

법칙 5: 권위의 법칙

  • 대처법: 권위의 힘이 대단한걸 먼저 인정
    • 전문가가 맞는지 살펴보기: ex) 의사역을 한 턀런트가 약 광고
    • 전문성과 트릭을 구별: ex) 전문가들이 날 설득해서 받을 혜택 생각해보기

법칙 6: 희귀성의 법칙

  • 물건이 희귀하면 가치 상승. 한정판매(몇개 안남았습니다) 전략. 마감전략
  • 금지하면 더 하고 싶다.
  • 희귀한 물건이 더 가지고 싶고, 희귀한 데다 경쟁상태에 있으면 훨씬 더 가지고 싶어진다.
  • 예) 집 팔 때 일부러 손님들을 비슷한 시간에 받기. 손님들이 경쟁상태에 있기 때문에 빨리 구입을 결정하게 됨.
  • 대처법: 일단 흥분하지 말라. 희귀하다가 물건의 가치가 더 오르는 건 아니다. 소유 자체가 목적이라면 모를까. 그 대상을 원했던 원래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라. 소유인가 사용인가.

2011년 2월에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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