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씨의 연극 피아프

Play "Piaf" ticket
▲ ‘서포터즈’ 뒤에 느낌표가 두개나 박혀 있는 초대권 🙂

뮤지컬 <퀴즈쇼> 서포터즈에게 주는 혜택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신시가 올해 하반기에 올리는 모든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난 배우와의 식사나 인터뷰 이런거는 전혀 안바란다 -_-)

그 첫번째 기회로 뮤지컬이 아닌 연극 ‘피아프’의 단체관람이 오늘 있었다. 뮤지컬과 달리 연극은 내 취향은 아니지만 보여주면 당연히  본다. ㅎㅎ. 다행이라면 음악이 함께 하는 연극이란 점.

공연을 보기 전까지 이 작품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최정원씨의 1인극이라고 생각했지만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조연으로 등장하는 작품이었다. 반가운 얼굴들 – 김학준, 고명석, 김호영 -이 많이 보여 좋았다. 최정원씨의 비중이 워낙 커 1인극에 가깝긴 했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칭찬과 비판은 온전히 최정원씨의 몫이 될 수 밖에 없을 터.

주인공 최정원씨의 연기는 별로 마음에 안들었는데, 어디에서도 ‘카네기 홀 공연에서 20분씩이나 박수를 받은’ 세계 최고의 디바 에디트 피아프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피아프란 실존 인물을 잘 몰랐기에, 배경이 설명될 때  내게 떠오른 이미지는 뜬금없게도 가수 이미자였다. 그래, 동백아가씨를 부른 가수 이미자. 무대에서 노래를 시작하는 순간 관객들의 가슴에서는 떨림이 시작되는 그런 여가수의 이미지를 상상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극중 피아프에게 이런 감동은 전혀 없었다.

그저 신경질적이고 자존심 강한 가수로만 느껴졌을 뿐. 하긴 세계 최고의 가수처럼 노래하기가 쉽진 않겠지.

토월극장이 중간 크기의 극장이고 등장인물도 꽤 많았지만 무대는 너무나 넓게 느껴졌다. 특히 깊이가 너무 깊었다. 딱 지금 쓰는 무대의 1/3 정도 크기면 어떨까 싶었다. 무대가 좀 더 작아 최정원씨가 좀 더 관객 가까이에서 노래할 수 있었다면 그의 노래에서 좀 더 힘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극 중 피아프가 늙고 지쳐 힘없이 노래를 부를 때 공연이 좀 더 빛났다. 마지막 남편인 사라뽀 (그리스어로 ‘사랑’이란다. 김호영씨 분)와 듀엣도 좋았고.

끝날 때 쯤 큰 웃음포인트. 김호영씨가 ‘착한 아이’ 목소리로 대사를 치는 부분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큭’ 하고 웃어 극장 안이 술렁였을 정도. ㅎㅎ 안타깝게도 이 장면이 이번 공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씬 중 하나. —

과연 이 공연의 타이틀롤에 최정원씨가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예술의전당이란 공연장과 최정원씨라… 내가 연출가였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사랑의 찬가’나 ‘장미빛 인생’ 같이 이미 알려진 많은 곡들이 나오는데 한국어 번안이 꽤 괜찮다. 이미 번역된 좋은 가사들이 존재해서 그런 것일까? 외국 뮤지컬 넘버가 국내에서 번역되어 공연될 때 흔히 들리는 이상한 번역체(술어 보어 도치, 원어 사용)가 없어 좋았다.

연극을 너무 뮤지컬 기준으로 감상했나?

두번째로 만난 서포터즈 친구(라고 썼지만 다 나보다 어리다 -_-)들이 꽤 반가웠다.

2009년 11월 6일 저녁 8시 공연 (첫공)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1층 C열 77번
R석 뮤지컬 퀴즈쇼 서포터즈!! 초대권

ps: 극단에서 좋은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무료로 보여줬는데 쓴 소리만 잔뜩 써놨네.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