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괌 여행 후기 1편 –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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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2월 말에 휴가를 써야 한다고 해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목적지는 괌. 괌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아내 회사 콘도 라데라타워가 있기 때문에. 날짜는 3월 1일부터 5일까지. 3월 1일이 공휴일이고 4일과 5일이 주말이라 이틀만 휴가 내면 5일을 쉴 수 있었다.

숙소는 정해졌으니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는 일이 남았는데, 대한항공 (아시아나는 괌에 가지 않음)과 인터넷 여행사 사이트에 접속해 알아보니 표가 없다고 나와, 아내 회사에 있는 여행사에서 구입하기로 결정. 아내 회사에서 괌 라데라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위한 몇가지 패키지가 나와 있었다. 제일 저렴한 패키지인 비행기표, 보험, 공항세, 공항 픽업/샌딩, 호텔 조식, 간단한 반나절 투어가 포함된 상품을 예약했다. 사실 반나절 투어는 필요 없었는데 이렇게 패키지를 묶어놔서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 성인 두명, 유아 1명을 포함한 패키지 가격은 1,092,000원. 성인이 1인당 496,000원씩이고, 18개월된 가현이 비용이 100,000원이다.

어린 애기를 데려 가기 때문에 스쿠버다이빙이나 스노클링 같은 해양스포츠는 계획에 넣지 않았다. 그냥 수영장에서 좀 놀다가, 드라이빙 좀 하고, 공연 하나 보고, 쇼핑이나 하는 걸로 계획을 잡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3월 1일, 출발일이 됐다. 저녁 9시 20분 비행기다. 원래 괌행 대한항공 비행기가 매일 밤 8시 20분쯤 뜨는데 이날 손님이 많아서 특별기가 한편 더 뜨는 것 같다. 돌아오는 비행기는 괌에서 새벽 3시 10분에 출발한다. 정말 피곤한 비행 스케쥴인데 낮에 결혼한 신혼부부를 태울 수 있고 비행기가 괌 공항에서 짧게 체류할 수 있어 이런 스케쥴로 비행기가 다닌다고 괌에서의 가이드 아저씨가 설명했다. 따라서 실제 4박 5일로 괌에 가도 실제 괌에서 노는 날은 2박 3일 정도. 이왕 4박 5일 쉬는거 괌에 좀 일찍 도착해서 첫날부터 쉬고 시작하면 좋겠지만 비행스케쥴이 이런걸 어떡하겠는가.

밤 늦은 비행기의 장점이 하나 있다면 짐을 당일 아침부터 챙기면 된다는 것. ^^. 실제로 우리도 출발일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탑승수속 시 배시넷(Baby Bassinet; 애기용 요람)을 배정받으려면 일찍 탑승수속을 해야 한다고 해서 비행기 시간보다 한참 이른 오후 3시에 집을 나섰다.

공항으로의 이동은 차를 직접 몰고 갔다. 삼성동 공항터미널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가는 비용이나 차를 가져가서 고속도로 톨비 내고 장기주차 비용내는 것이나 큰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 또 가현이를 데려가기에는 버스보다는 직접 차를 몰고가는 편이 훨씬 나았다.

리무진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 총 49,000원

  • 공항터미널까지 택시비 : 약 3,000원
  • 리무진비 : 46,000원 ((13,000원 * 왕복 * 2인) -( 할인 3,000원 * 2인))

차를 직접 공항에 가져가는 경우 : 총 45,400원 + 기름값

  • 공항고속도로톨비 :13,400원 (소형 6,700원 * 왕복)
  • 장기주차비 : 32,000원 (8,000원 * 4일)
  • 집 <-> 공항 왕복기름값 : ?

집을 떠난지 1시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3층 출국장으로 차를 몰고 올라가면 주차 대행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이용하면 만원을 더 줘야 하고, 이 중에는 공항에 주차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항 외부의 이상한 곳에 주차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해서 난 직접 공항 장기 주차장에 주차를 하기로 했다.

3층 출국장의 승용차 전용도로에 차를 잠시 세우고 (주차금지구역이었다) 아내와 애기를 내려주고, 짐도 내렸다. 그런데 짐도 많고 애기도 있어 아내 혼자 모든 것을 공항 안으로 옮길 수가 없어 내가 카트를 공항 여객 터미널 안에 넣어주고 차로 돌아왔더니 공항 경찰이 와서 딱지를 떼려하고 있었다. ㅠㅠ 다행히 그 공항 경찰이 멀리서 온 차라서 봐 준다 (부모님 차라 부산 번호판 붙어있음)면서 사라졌다.

장기 주차장에 차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고 여객 터미널로 돌아가니 오후 4시 반. 아무 문제없이 여행사에서 비행기 티켓을 받고 (일찍 받으러 갈 것이라고 미리 얘기 해놓음) 탑승 수속을 했다. 베시넷을 사용할 수 있는 좌석을 배정 받았다. 일찍 온 보람이 있었다. ^^ (나중에 알게 되지만 결국 베시넷은 사용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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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 구역 안에서. 유모차 덕분에 가현이를 쉽게 데리고 다닐 수 있었다. 물론 가끔 유모차에서 벗어나려고 울부짖기도 했지만. 가현이가 제일 좋아하는 토끼 인형도 함께 했다.

탑승 수속을 마치곤 터미널 한 켠에 있는 유아놀이방에 가서 가현이 기저귀를 갈아주었다. 거기 애기 침대가 있었는데 그 창살감옥같은 애기 침대에서 가현이가 신난다고 잘 노는 바람에 수십분을 거기에 앉아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는 출국 신고를 거쳐 면세구역으로 이동.

일단 인터넷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을 받았다. 그리곤 너무 시간이 많이 남아 정처 없이 공항을 떠 돌다가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깨닫고 먹을 것을 찾아보았는데 CJ에서 운영하는 식당 말고는 없었다. 가격은 비싸고 맛은 없어 보이는 식당. 선택의 여지가 없어 여기서 밥을 먹었다. 한 개만 시켜서 둘이 나눠 먹었다. 중국풍 볶음 국수인가를 먹었는데 역시 맛이 없었고, 가현이가 땡깡 부리는 통에 정신도 없었다. 가현이가 별로 안먹어 배가 고플 것 같아 옆에 빵집에서 머핀 하나 사서 먹였더니 잘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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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트 근처의 카페테리아에서 먹은 국수. 맛없다. 예전엔 면세구역 내에 버거킹 같은 곳도 있었던 것 같은데 모조리 CJ에서 운영하는 카페테리아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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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다 먹고도 한참 동안 앉아 있었는데 가현이는 엄마 핸드폰을 들고 혼자 재잘 재잘 떠드면서 식당 안을 돌아다니면서 잘 놀았음

식사 후 잠시 면세점 구경다니다가 8시가 돼서 게이트 앞 대기실로 갔다. 탑승은 8시 50분이지만 8시부터 시작하는 대한민국대 앙골라 축구국가대표 경기 중계를 보기 위해서다. 박주영이 한 골을 넣어 1:0으로 이기는 상황에서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나 유아를 동반한 사람을 먼저 탑승하게 해주어 남들보다 일찍, 편리하게 비행기에 탑승했다. 유모차는 게이트 입구에서 화물로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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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빙워크에서 가현. 가현이는 토끼 인형을 주로 물고 다닌다.

우리 자리는 이코노미 석 중 제일 앞자리. 앞이 벽인고 베시넷을 걸 수 있게 돼있다. 그런데 스튜어디스가 오더니 가현이 몸무게와 키를 묻는다. 가현이의 몸무게와 키를 말하자 베시넷을 사용할 수 없단다. 몸무게가 11kg이하이고 키가 72cm 이하인 경우만 베시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ㅠㅠ. 가현이를 베시넷에 눕히지 못한다는 것은 4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내내 나나 아내가 가현이를 안고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

가현이가 얌전히 우리 무릎 위에 앉아 있어준다면야 크게 힘들진 않겠지만 중간 중간 마구 울어댄다. 난감해 하며 가현이를 달래 주고 있는데 스튜어디스가 가현이 선물이라며 미니카 한 대와 Magic Stickers란 스티커 놀이판 한 개를 갖다준다. 울던 가현이 갑자기 뚝! 멈추고 미니카를 아빠와 가져논다. 그리고 스티커 놀이에 완전히 꽂힌 듯 스티커 판에 집중하며 울지 않았다. 스티커 판에 “The Ultimate Travel Toy”라고 적혀 있는데 과장이 아닌 것 같다.

항공사 승무원들은 우는 애 달래는데 노하우가 있는 모양이다. 항공사 자체에서 이런 경우를 대비한 물품도 잘 준비돼 있는 것 같다. 반면 KTX 타보면 승무원은 애기가 울어도 신경도 안쓴다. 하긴 KTX 운영한 지가 얼마 안됐으니 노하우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얼른 철도공사도 승무원 교육 제대로 시켜서 우는 애기 좀 잘 달래줬으면 좋겠다. 부산 갈 때 좀 편하게 가게.

가현이를 무릎에 앉혀서 가는 바람에 우리 부부는 식사도 번갈아 가면서 했다. 먼저 내 무릎에 가현일 앉혀 놓고 스티커 놀이를 하는 동안 아내가 식사를 하고, 그 후엔 가현일 아내 무릎에 앉혀 놓고 내가 식사를 하는 식으로.

가현이 식사로는 출발 몇일 전 미리 유아식을 신청해서 요구르트, 거버이유식 등으로 구성된 기내식이 나왔다. 비록 베시넷은 못 이용했지만 스튜어디스 “아줌마” (내가 언니라고 했더니 자신은 아줌마라고 했다. –;;)가 여러모로 신경을 써줘서 크게 힘들진 않았다. 가현이가 환장하는 Magic Stickers 스티커 판도 3개를 추가로 얻었다. 그 중 하나는 아직도 안쓰고 남겨두고 있는데, 나중에 부산에 기차 타고 갈 때 쓸 예정이다.

전체 괌 여행 후기

“2006년 괌 여행 후기 1편 – 1일”의 3개의 생각

  1. ㅋㅋㅋ 저희 두돌 안된 조카는 가현이보다 조금 작은가보네요. 걔는 배시넷 이용했었거든요. 갈땐 못하고 올땐 했어요. (갈땐 늦게가서) 그 매직 스티커스… 진짜 인기 만빵이었어요. 여행내내 버스안에서 조금씩 띄어 붙이고 하니 다들 좋아했어요. 다음 여행기도 기대~

  2. 우리도 돌아올 땐 배시넷 이용했음. 스튜어디스 마음인가봐. ^^; 그 매직스티커는 정말 애기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 왜 가현이가 그걸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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