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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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age from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 홈페이지

서울뮤지컬컴퍼니 모니터 회원으로써 프리뷰 공연을 보고 온 후 쓴 글입니다.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프리뷰 첫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전체적으로 리허설에 가까운 프리뷰였습니다. 조명 떨어져야 할 부분에 불 안들어오고, 마이크 켜져야 할 상황에 꺼져있는 등 말이죠. 창작뮤지컬의 첫 프리뷰 공연이니 그러려니 할 수 있고 본 공연 시작될 때면 이런 점들은 문제가 없으리라 예상됩니다. 더 큰 문제는 작품 자체에 관한 것이죠.

공연 보러 가기 전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 홈페이지에서 시놉시스를 봤는데,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영화 원작에서 가져온 내용이어서 그런 지 ‘줄거리는 탄탄하다’란 느낌을 받았죠. 그리고는 홈페이지의 ‘뮤지컬 넘버’ 리스트를 봤는데, 이걸 보는 순간 걱정이 들더군요. 도대체 이 많은 곡, 특히 많은 기존 곡들이 어떻게 작품속에 자연스럽게 끼어 들어 갈 수 있을까 하고요.

공연을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많이 수정돼야 겠다는 느낌 (그런데 공연을 보고 나니 이 뮤지컬 넘버 리스트에 몇몇 곡이 빠진 듯 싶군요. 예를 들어 ‘사랑하기 때문에’도 리스트에서 빠져 있고)을 받았습니다. 노래가 ‘마구’ 작품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We will rock you’와 ‘찬찬찬’은 아주 적절히 개사가 되어 작품에 들어간 경우였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죠. 예를 들어 1막에서 정석(주원성씨)이 ‘나도야 간다’를 부르는 상황. 이 노래 시작을 위해서 갑자기 ‘꿈’에 대한 문장 하나를 얘기하더니 노래를 시작하는 데, 매우 어색했습니다. 억지로 끼워 맞췄다는 느낌이 (그렇다고 잘 끼워 맞춘 것도 아니고요) 강하게 오고요. 2막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도 가사 자체는 극에 적절했는데, 껴 들어간 상황이 별로였고요. 반대로 2막의 ‘거기 누구 없소’는 노래의 시작 자체는 절묘했는데, 정작 노래 가사나 박준면씨의 노래 부르는 표정은 영자(박준면씨)의 상황에 전혀 어울리 지 않더군요. 2막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 밴드가 부르는 몇몇 곡을 연주만으로 대신하고, (적절히 개사한) 몇 곡을 추가해야 할 듯 합니다. 무대에서 부르는 노래를 제외하고는 너무 노래가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감성을 표현할 곡들이 더 필요합니다.

씬 수도 많이 잘라내거나 길이를 줄여야 할 듯 합니다. 씬 수가 너무 많으니 세트 옮기는 사람들이 너무 어수선 하게 왔다 갔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연 시간도 당연히 길어지고요. 노래도 1절만 불러도 될 부분은 뒷 부분을 과감히 잘라내면 좋겠고요.

전체적으로 1막보단 2막이 좋았습니다. 빤짝이 옷과 색소폰이 곁들여진 구슬픈 음악만으로도 2막 분위기가 잡히는 반면, 1막에서는 에너지틱해야 할 청춘들의 분위기가 잘 안잡히더라고요. 이런 점들은 본 공연까지는 고치는 것이 힘들겠지만 앵콜 공연을 한다면 수정을 고려해야할 대상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면 마음에 안들었던 것 중에 본공연 전까지 고칠 수 있는 사항들을 리스팅 해보죠.

1. 우선 공연 전체에서 나오는 음악들의 액기스를 뽑아내 적절한 오버추어를 만들어 공연 시작 시에 연주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실제 공연 시작 때는 가요들을 시대 역순으로 배열하고 첫 곡인 ‘세상 만사’에 ‘프롤로그’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그것보다는 극중 음악들로 프롤로그를 따로 구성하는 편이 낫겠고, 음악이 관객 머리에 남는 데도 더 도움을 줄 듯 합니다. (아, 공연에서의 ‘세상만사’ 씬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공연 전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중 하나였고요.)

2. 음악을 관객 머리에 남게 하는 또 다른 방법 중의 하나는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공연에 나오는 음악을 트는 것입니다.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 나오던 음악을 극 중의 클라이막스에서 들었을 때의 짜릿함은 굉장히 오래 간답니다. 물론 극이 끝나면 이런 음악들을 관객들은 흥얼거리게 되고요.

3. 공연을 볼 때 가장 거슬렸던 것은 음악이 조금이라도 깔리면 안들리는 대사였습니다. 특히 주연 배우들의 마이크 음량을 좀 더 적절히 조절해줘야할 것 같습니다. 2막에서는 좀 나아지더군요.

4. 1막에서 인희(김선영씨)가 음악 선생님과 집 앞에 온 후, 다시 무대 밖으로 나가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온 방향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주더군요. 차라리 담 안으로 들어가 건물 안쪽 으로 들어가는 게 낫겠죠. 2막에서 강수(추상록씨)가 정석(주원성씨)을 찾아다니다가 만나서 때릴 때도 강수의 움직임이 이상했습니다.

5. 극중 정석(주원성시)은 키보드와 베이스를 연주하는데, 베이스만 연주할 때도 연주에선 키보드 소리가 나더군요. 실제 음악 반주와 적절한 일치를 시키는 게 자연스러울 듯합니다.

6.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공연하는 수안보 나이트 뒤에 걸려 있어야 할 네온 (와이키키)이 양 끝이 잘려서 보입니다. 좀 앞쪽으로 달아야지 제대로 보일텐데요.

그외에 흥미로웠던 점을 써 보죠. 캐스팅에서는 흥미로웠던 점은 단연 윤영석씨였는데 1막을 보면서는 미스캐스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1막에서는 무대 위에서 부르는 곡들이 락이 많은데, 윤도현씨 타입의 배우를 썼으면 훨씬 더 나으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2막에서는 윤영석씨가 너무 잘 어울리더군요. 2막의 성우 (윤영석씨)가 고독하면서도 좀 암울한 캐릭터인데, 윤영석씨의 높낮이 없는 말투가 이 상황에 너무 잘어울렸습니다. 윤영석씨의 목소리가 듣는 자체로도 처량했다고 할까요? 호랑나비를 밤무대에서 부르는 성악과 출신이라는 상황 자체가 성우(윤영석씨)의 상황에 공감이 팍팍 가게 만들군요. 🙂

김선영씨는 극 전반적으로 아주 잘해 주었습니다. 2막에서 대사 칠 때는 아줌마 목소리 및 말투이다가 노래 부르면 너무 고운 목소리로 변하는 게 이상하다면 이상했지만요. 🙂

담벼락이나 가로등, 수돗가, 쓰레기 같은 세트들은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작은 것들이 공연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데 적어도 이것들은 제대로 만들어 진 듯 하더군요.
본 공연에서는 많은 점들이 프리뷰보다 나아지기를 기대 합니다.

그리고 극의 흥행에 영향을 끼치는 큰 두 가지 사항은 작품 자체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극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커멘트들은 이 극단이 고객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보여주는 예들입니다. 고객 서비스에 좀 더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도 첫 프리뷰를 보려고 했으나 어디에서도 원래 예정됐던 첫날 공연(30일 공연)이 취소됐다는 걸 알 수 없었습니다. 극단과 공연 홈페이지에는 30일부터 공연한다는 얘기만 있었고요. 정작 30일 공연이 취소된 것은 사용자들의 불만이 담긴 게시물을 읽고 알게 됐죠. 공연 시간이 약 20분 가량 늦어진 것도 관객 과의 약속을 우숩게 아는 극단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고요. 작품 개선과 서비스 개선. 본 공연까지 두마리 토기를 모두 잡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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