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캬바레 (Cabaret)

2002/01/25 |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2002년 1월 25일 저녁 공연.

신시홈페이지 베타테스터로 일한 덕분에 얻은 초대권으로 감상한 뮤지컬이었습니다.

공연장에가서야 좌석을 알았는데 제일 앞자리 중앙이더군요. 무대가 좀 높아서 무대 위가 잘 보인다고는 말할 수 없는 자리. -_-;

몇년 전 뉴욕에서 올린 캬바레 관람 후기를 본적이 있었는데,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이 캬바레처럼 생긴 극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과연 토월극장을 그런식으로 변경한다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하며 공연을 보러 갔죠.

실제로 본 공연장은 1층 의자를 다 뽑아 버리진 못하고(^^) 무대 양편에 캬바레처럼 둥근 테이블과 스탠드, 좌석을 마련해 놓은 정도였지만 캬바레 분위기는 조금 나더군요.

마냥 즐겁게만 볼 수 없는 공연이었습니다. 역사의 ‘잘못된’ 흐름에 저항하지 못하고 그대로 끌려가는 소시민들을 그린 뮤지컬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슬픈 내용이죠. (지금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을지 모르죠.)

기억에 남는 넘버는 ‘Tomorrow belongs to me’. 나찌를 위한 선동적인 노래라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노래를 너무 잘하시는 김선경-성기윤씨가 이끈 이 노래는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끝부분에서 성기윤씨 목소리가 아주 잠깐 갈라졌으나 노래를 원래 너무 잘하셔서 애교로 보였습니다. ^^)

그리고 ‘빠인애쁠’ 노래. 참 재미있던 곡이였죠. 슈나이더 부인과 슐츠 씨 역을 맡으신 배우분들 연기가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최정원씨는 춤도 노래도 모두 훌륭했지만, 저에게는 샐리 보울즈로 느껴지지가 않고 그냥 ‘최정원’으로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제가 영화 속 안성기씨를 볼 때 느끼는 게 바로 그런 느낌인데.. 하여튼 아쉬웠습니다.

주원성씨는 아주 좋았어요. 엠씨 그 자체였고,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부터 쇼의 발랄한 엠씨역 모두 잘 소화하셨습니다.

그리고 캬바레의 무희들. 제 자리가 중앙 제일 첫 줄이라서 무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없어 주로 중앙의 최정원, 주성원씨를 보고 주변을 잘 못봤지만, 지난 번 제작발표회 때 본 무희들의 기억을 되살리면 정말로 훌륭한 조연이었습니다.

그리고 공연 끝나고 최정원 씨의 ‘Bye Bye Mein Herr’를 앵콜 곡으로 부르는데, 공연의 마지막이란 점에서 어울리는 곡이기는 하나, 캬바레의 조금 무거운 결말을 공연장 밖까지 갖고 가는데는 부담이 가는 앵콜 곡이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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